언젠가 부터...
여행을 다니기 시작했고
그때의 느낌을 남기는 여행기를 쓰기 시작했다.
일이 바빠서
몸이 피곤해서
다른 일정이 있어서
미루던 여행의 기록은 어느덧 두달이나 밀려 버렸다.
이렇게 기록을 남기면 그때의 느낌을 잘 살릴 수 있을까?
어쩌면...
그때의 그 여행길도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.
막연하게 어디론가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떠났던 여행
명확한 목적지가 있는것이 아니었고
영종도의 어디쯤
네비게이션의 안내로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
대략의 진입로 까지만 네비게이션의 도움을 받고
그 다음부터는 험로를 다니며 직접 돌아다녀야 하는 여행
얼마나 시간을 들여서 돌아 다녀야 할지
어디까지 다녀야 내가 원하는 오지 포인트를 찾을 수 있을지
어쩌면 이번에는 허탕만 치고 돌아가게 될지도 모르는 그런 상황
이번 여행의 길은
네비게이션의 길이 끝난 곳에서
내 여정의 길은 시작 되는 길이었다.
솔캠
우리는 일행 없이 혼자 다니는 캠핑을 솔캠(SOLO CAMPING) 이라 부른다.
솔캠은
이름부터가 너무나 외로워서
그 시작부터가 즐거움과는 다른 이름처럼 들린다.
특히나
처음 가보는곳을 간다거나
이번처럼 목적지가 정해져 있지 않을때는 더욱 더
쓸쓸한 느낌이 함께 하지만
인적없는 곳에
내가 원하던 적당한 장소를 찾았을 때의 느낌은
마치 보물찾기를 나서서
보물이라도 찾은것처럼
짜릿한 정복감을 느끼게 된다.
이곳을 왜 찾아왔을까...
사실..
사진 한장 남기러 왔다고만 해도
그 이유는 충분하다.
그런데
나는 왜 이곳을 찾아왔을까...
또 다른 이유를 물어본다.
꼭 이유가 있어야 하나?
나는 이유가 없어도 된다.
오고 싶어서 온거니까
하지만
나는 어느샌가
주변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을 만한 이유를 만든다.
함께 할 가족들이 있는데...
캠우들과 함께 다닐만한 좋은 곳도 아직 많이 있을텐데...
"너 무슨일 있니?"
아니...
오늘은 아마
내 행복한 인생의 날들 중
해지는 풍경을 마흔 세번쯤 보고싶은 날
그래서
해지는 풍경이 보기 좋은 서해안쪽에
혼자 자리를 잡고 앉아서
해가 지고난 후에도
밤의 정취를 흠뻑 먹으며...
나의 즐거움을...
가질 수 있었던 시공간 (時空間)
그리고
어디론가 솔캠을 떠나고 싶은 지금 이순간
지금 나는
또 다른 모험을 꿈꾸고 있는것이 분명하다.
fin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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